하시히메신사 (橋姫神社) 의 검소한 입구

  게이한전철 (京阪電鉄) 우지선 (宇治線) 의 종점인 우지역 (宇治駅) 에는 우지강 (宇治川) 에 걸쳐 있는 크고 훌륭한 우지다리 (宇治橋) 가 눈길을 끕니다.  그 다리를 건너면 첫번째 교차로에 아가타신사 (縣神社) 의 입구인 기둥문이 있는데 국도 3호선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그 기둥문에서 약 100 m 왼쪽으로 하시히메신사 (橋姫神社) 의 작은 경내가 있습니다.

  그곳에는 하시히메 (橋姫) 와 스미요시 (住吉) 라는 신들이 각각  사당 안에 모셔져 있는데 둘 다 물에 관한 신이라 합니다.  하시히메는 강을 지배하는 여신이고, 스미요시는 바다를 지배하는 신인데 그 중 하시히메에 관해 두 개의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먼저, 다리 (橋) 공주 (姫)’ 라는 의미인 하시히메는 원래 강과 관계없이 우지다리를 수호하기 위해 다리 가운데에 모셔져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러워진 물을 깨끗하게 바꾸는 세오리츠히메  (瀬織津姫) 처럼 점점 하시히메도 뭔가 더러워진 것, 예를 들면 나쁜 인연, 병 그리고 죄 등을 깨끗한 물로 멀리 바다까지 떠내려 보낼 수 있는 신, 즉 살아 있는 동안 생긴 모든 장애를 제거해 주는 신이라고, 사람들이 믿기 시작하면서 유래되었다고 전해집니다.

  다른 전설에서는 하시히메는 실존 인물로 어떤 귀족의 딸이었다고 합니다.  그녀는 결혼해서 평온하게 살고 있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남편이 집을 나가 다른 여자한테로 달아났기 때문에 질투로 미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미운 사람을 저주해 죽이는 요술로 유명한 기부네신사 (貴船神社) 에 찾아가서, 우시노코쿠마이리 (丑の刻参り) 를 하며  신 앞에서 빌었습니다.  "저는 반드시 내 연적을 죽여야 합니다.  제발 저를 귀신으로 만들어 주십시오 !"  결국 신도 그녀를 불쌍하게 여겨 대답했습니다.  "만약 네가 정말 귀신이 되고 싶다면 먼저 네 모습을 다음과 같이 하고 21일 동안 우지강 물에 몸을 담가야 하느니라."

하시히메 (橋姫) 가 묘셔져 있는 작은 신사

  "머리카락으로 머리 꼭대기에 5 개의 뿔을 만들거라."

  "얼굴은 빨갛게, 몸은 노랗게 하거라."

  "초에 불을 붙여 촛대에 꽂은 후 머리에 쓰거라."

  "양쪽에 불이 타는 횃불을 입에 물거라."

  그 방법대로 하자 그녀의 얼굴은 마치 귀신의 얼굴과 똑같았습니다.  그리고 21일 동안 강물에 몸을 담근 채 버틴 그녀는 드디어 진짜 귀신이 될 수 있었습니다.  먼저 자기를 배신한 남편을 그리고 남편을 빼앗은 여자를 죽였습니다.  그런데 복수를 달성한 후에도 성에 차지 않아 우지다리를 건너가는 커플들을 계속 겨냥했다고 합니다.  특히 둘이 스킨십하면서 걸어가는 경우에는 예외없이 죽였다고 합니다.

  그런 하시히메의 나쁜 짓을 멈추게 한 사람이 있었는데 마술을 부려 정치를 좌우하던 아베노세이메이 (阿倍 晴明) 였습니다.  하시히메가 세이메이의 가신들에게 죽임을 당하기 직전에 다음과 같은 말을 하면서 우지강으로 뛰어들었다고 합니다.  "제가 다시 사람들을 습격하는 일은 앞으로는 절대로 없을 거예요! 저는 교토의 수호신이 될 생각이에요!"  그 후 세이메이는 그녀를 작은 사당에 모셨고 그것이 지금의 하시히메신사의 기원이 된 것입니다.  신이 된 그녀는 영험한 힘으로 지금도 남녀 사이의 나쁜 인연을 끊도록 해 준다고 합니다.

 

하시히메 (橋姫) 가 마지막으로 뛰어들었다는 우지가와 (宇治川)

 

 

 

 

하시히메 (橋姫) 를 연상시키는 어떤 공주의 석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