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가키 렌게츠 (太田垣 蓮月) 가 만년을 보낸 진코인 (神光院) 에서 남서쪽으로 약 1.5 km 떨어진 곳에 죠쇼지 (常照寺) 라는 절이 있는데, 그 경내에는 역사적으로도 유명한 요시노다유 (吉野太夫) 라는 기생이 잠들어 있습니다. 그 절은 시내 북부의 다카가미네 (鷹峯) 라는 지역에 있는 중요한 관광지 중의 하나인데, 시내 버스 1번 또는 6번을 타고 갈 수 있습니다. 겐코안마에 (源光庵前) 라는 정류장에서 내리면 됩니다.
요시노다유는 에도시대 (江戸時代) (1603－1867) 초기에 교토 시마바라 (島原) 라는 유곽 (遊郭) 에서 최고의 기생인 다유 (太夫) 였습니다.
그녀는 1604 년에 호코지 (方広寺) 라는 절 근처에서 무사의 딸로 태어났습니다. 본명은 도쿠코 (徳子) 인데 어렸을 때 아버지를 잃은 후 시마바라의 고급 유곽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당시 유곽은 귀족들, 지위 높은 무사들,문학, 음악,미술 그리고 요리에 관해 해박하면서도 교양 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사교장의 역할을 했었습니다.
따라서 다유는 그곳에서 절대적인 권력을 쥐고 있었습니다. 만약 그녀가 안된다고 하면 아무도 그녀의 방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녀와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이 신분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유는 대단한 미인일 뿐만 아니라 높은 교양도 있어야 했습니다.
도쿠코는 어렸을 때부터 그곳에서 선배 다유들의 지도하에 가무로(禿) 라는 견습생으로서의 엄한 교육을 이겨내고14 살이라는 어린아이에 놀랍게도 다유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녀가 얼마나 아름다웠던지 이런 소문이 남아 있습니다.
잠에서 깨어난 직후임에도 그녀는 외출복차림을 한 다른 기생들보다 잠옷을 입은 채로도 훨씬 아름답고 매력적이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여러가지 문화적인 분야에서도 탁월한 재능을 발휘해, 와카 (和歌) 를 시작해 하이쿠 (俳句) 라는 일본 고유 정형시 같은 문학에도 탁월했고, 서도 (書道), 다도 (茶道) 그리고 꽃꽂이 (生け花) 에도 미적 재능이 우수했다고 합니다. 또한 고토 (琴) 라는 가야금부터 쇼 (笙) 라는 관악기의 연주에도 놀라운 재주가 있었고, 바둑 (碁) 이나 주사위 놀이 (双六) 에서까지도 워낙 뻬어났다고 전해집니다.
요시노다유는 일본에서3대 다유 중의 하나였습니다. 그녀의 소문은 바다를 건너 멀리 중국까지도 퍼졌고 그곳에서도 연애편지가 왔다고 합니다. 그녀의 단골 손님은 왕자, 고위 무사들 그리고 부자 상인들이었다고 합니다.
그중 요시노다유를 진심으로 사랑한 사람은 부자 상인인 하이야 죠에키 (灰屋場益) 였습니다. 그가 그녀를 막대한 돈으로 유곽에서 빼내려고 할 때 경쟁 상대가 나타나 그 귀족과 격렬하게 다투게 되었습니다. 결국 그를 이기려고 죠에키는 무려 1,300 료, 지금의 가치로 1억 3,000 만엔을 지불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의 부모님이 기생과의 결혼을 절대 허락하지 않아서 둘은 사랑의 도피를 했습니다. 당시 요시노다유는 26 살이었습니다. 그후 둘은 그녀가 38살에 병으로 세상을 뜰 때까지 서로 깊은 애정을 가지고 평온하게 지냈다고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그녀의 유서에 따라 죠쇼지의 경내에 매장되었습니다. 실은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호깨종 (法華宗) 즉 법화종의 신실한 신자로 죽을 때까지 그 절의 설립자인 고승 니깐 (日乾) 에 귀의했습니다. 그녀는 그 신앙 덕분에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도 경내 동쪽 한 구석에 그녀가 조용히 잠들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