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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노탄조인의 본당

제44 장에서 소개했었던 절 호카이지 (法界寺) 의 동쪽에는 히노탄조인 (日野誕生院) 이라는 절도 있습니다. 그 절의 명칭은 에도시대 (江戸時代/1603-1867) 말기 정토진종 (浄土真宗) 이라는 종파의 창설자 신란 (親鸞) 을 기념해서 그의 탄생지인 히노 (日野) 에 세워졌다고 지어진 이름입니다. 신란은 정토종 (浄土宗) 이라는 종파를 시작한 호넨 (法然) 을 신봉하는 제자였습니다. 정토진종과 정토종은 아미타불 (阿弥陀仏) 의 이름을 늘 외면 사후에 정토로 갈 수 있다는 공통의 신앙에 의거하지만 다음의 두 가지는 정토진종만의 특징입니다.

  먼저 하나는 니쿠쇼쿠사이타이 (肉食妻帯) 그리고 또 하나는 아쿠닌쇼키 (悪人正機) 입니다. 니쿠쇼쿠사이타이의 니쿠쇼쿠는 육식 즉 동물을 죽이는 것으로 그리고 사이타이는 결혼하는 것 즉 성교하는 것을 뜻합니다. 당시 승려들이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려면 자연 속에서 고행하면서 여러 가지 욕망 특히 식욕과 성욕을 억눌러야 했습니다. 그래서 니쿠쇼쿠사이타이는 엄하게 절대적으로 금지되었습니다. 그러나 만일 그것을 어기게 되면 불교계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까지도 큰 추문을 일으켰다고 합니다. 그리고 신변의 위협까지 장담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최악의 경우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는데 왜 그렇게까지 했는지 의문이 생깁니다. 신란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날마다 우리는 살기 위해 닭, 소 그리고 돼지를 무수히 죽여야 합니다. 야채나 곡물을 재배할 때에도 많은 곤충이나 벌레를 죽이고 있습니다. 모기에게 물리면 우리는 화를 내면서 때려잡습니다. 때때로 우리는 물고기나 짐승을 재미로 죽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생물을 죽이는 것 그것이 우리 인간에게는 당연하지만 인간을 위해서 죽고 싶어하는 생물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들은 계속 살아가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매일 하는 일이 일종의 죄이고 누구도 그 죄를 피할 수 없습니다.

 

히노탄조인의 입구

  불교적인 사고방식에 따르면 마음 속으로 생각한 것도 실제로 행한 것과 같다고 합니다. 그래서 만약 우리가 속으로 이성을 성적으로 생각하는 것만으로 그 이성과 아무 것도 하지 않았어도 성교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이성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모두가 음란의 죄를 범한 것으로 여기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을까요?

  살생과 음란의 죄를 모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에 만약 고행하는 승려가 깨달음에 도달한다면 일반 서민들도 모두 생물을 죽이고 결혼하더라도 역시 깨달음에 다다를 수 있다는 것을 자신을 본보기로 해서 밝히려고 했습니다.

  신란의 정토진종에서 또 하나의 특징은 아쿠닌쇼키입니다. 아쿠닌은 악인, 쇼키는 부처님의 도움을 받을 자질이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전체의 의미는 "만약 선인이 열반에 들 수 있다면 악인은 훨씬 더 쉅게 열반에 들 수 있다" 는 것입니다. 신란이 여기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악인은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자기에게는 죄가 있다고 자각하는 사람으로 일반 서민들을 일컬으며, 그리고 선인은 자신의 죄를 알아차리지 못한 채 자기에게는 죄가 없다고 착각하는 사람으로 고행 중인

 

신란의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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