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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즈치이나리신사 (相槌稲荷神社) 의 좁은 입구

  교토 지하철 도자이선 (東西線) 의 히가시야마역 (東山駅) 과 게아게역 (蹴上駅) 사이에 대장간 동네라고 불리는 가지쵸 (鍛冶町) 라는 지역이 있는데, 그곳에는 가마쿠라시대 (鎌倉時代) 까지 ( --- 1333) 많은 도공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 지역내 동서로 뻗어 있는 산조대로 (三条通) 양쪽에는 두 개의 신사가 마주하고 있는데 남쪽에는 아와타신사 (粟田神社), 북쪽에는 아이즈치이나리 (相槌稲荷) 라는 신사입니다.  아와타신사에는 전설적인 도공인 산조코카지무네치카 (三条小鍛冶宗近) 가, 아이즈치이나리신사에는 무네치카 (宗近) 를 도와준 여우가 각각 모셔져 있습니다.  이제부터 무네치카와 여우의 사이에 어떤 일화가 있었는지 소개하겠습니다.

 

  헤이안시대 (平安時代) (794 – 1185) 중기에 무네치카는 아와타신사 근처에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밤 이치조 천황 (一条天皇) 이 이상한 꿈을 꾸게 됩니다.  꿈속에서 "교토를 지키는 칼을 만들거라 !" 라는 신의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즉시 천황은 무네치카에게 신의 뜻을 받들어 칼을 만들도록 명령했습니다.  무네치카는 처음에는 주저했지만 천황의 간절한 부탁이었기 때문에 할 수 없이 명령을 받아들였습니다.

대장장이 특히 도공을 수호하는 가지신사 (鍛冶神社) 의 입구

 

  그러나 당시 그에게는 함께 일할 제자가 없었기 때문에 도저히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아와타신사 경내에 모셔져 있는 이나리 (稲荷) 라는 신에게 참배하여 좋은 제자를 만날 수 있도록 기도했습니다.  그러자 한 젊은이가 무네치카 앞에 나타나 함께 일할 수 있는지 없는지 물어왔습니다.  무네치카는 그와 어느 정도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가 대장일에 관해 아는 게 많다는 것을 알고 매우 놀랐습니다.

  무네치카는 그 젊은이, 즉 그의 제자와 같이 천황이 명령한 수호칼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탕 ! 탕 ! 탕 ! 탕 !’  둘의 호흡은 완벽하게 맞았습니다.  그들은 물 흐르 듯 아이즈치 (相槌) 를 했습니다. ‘아이즈치’ 는 스승과 제자가 교대로 모루 위에 있는 철재를 쇠망치로 칠 때 맞추는 호흡과 리듬을 말하는데, 둘의 완벽한 ‘아이즈치’ 즉 ‘맞장단’으로 드디어 훌륭한 칼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무네치카는 제자에게 물었습니다.  "자네 덕분에 나는 무거운 책임을 완수할 수 있었네.  칼에 어떤 이름을 지으면 좋겠나 ?" 제자는 망설임없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 "고기츠네마루 즉 작은 여우칼이라는 이름은 어떻습니까 ?" 무네치카 역시 그 이름에 아주 만족해하며 승낙하였습니다. 제자가 천황에 의해 파견된 사자에게 고기츠네마루를 건네주자마자 갑자기 그 제자는 하늘을 향해 날아가더니 결국 눈앞에서 사라져 버렸습니다.  무네치카는 놀란 나머지 꼼짝도 하지 못하고 서 있었습니다.

  사실 그 젊은 제자는 무네치카가 이전에 아와타신사에서 참배했던 이나리신 (稲荷神) 을 따르는 여우의 화신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무네치카는 감사의 마음으로 아이즈치이나리라는 작은 신사를 아와타 신사의 건너편에 짓고 여우를 정성껏 모실 수 있도록 했다고 합니다.  그 신사는 지금 집이 빽빽히 들어서 있는 지역에 있지만 많은 참배자가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도공 명장 무네치카에 관한 이야기는 일본 연극인 노 (能) 나 가부키 (歌舞伎) 등에서 자주 쓰이는 소재로도 유명합니다.

  그런데 그 후 그 고기츠네마루라는 칼은 귀족인 구죠케 (九条家) 의 가보가 되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유감스럽게도 행방불명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무네치카가 직접 만든 것 중 지금까지 남아 있는 창과 비슷한 무기인 언월도 (薙刀) 에 관해 다음과 같은 전설도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어떤 누군가는 그 언월도의 그림자에 밧줄이 잘렸다고도 하고-----.  다른 누군가는 언월도의 그림자를 밟는 것 만으로도 발을 다쳤다고도 하는데-----

  어쨋든 믿거나 말거나 무네치카의 칼은 그 정도로 잘 들도록 만들어진 명품이었음에 틀림없겠지요 ?

신성한 여우를 모시는 아이즈치이나리신사 (相槌稲荷神社) 의 본당

아이즈치이나리신사 (相槌稲荷神社) 건너편에 있는 아와타신사 (粟田神社) 의 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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