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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마대왕 (閻魔大王) 과 오노노타카무라 (小野篁) 를 모시는 당 즉 엔마-타카무라도 (閻魔篁堂).  

  로쿠도진노지 (六道珍皇寺) 의 본당 앞에 있는 두 개의 건물 중 하나인 종각 안에는 마중의 종 (迎え鐘) 이 숨겨져 있고, 다른 하나는 엔마 (閻魔) 와 오노노타카무라 (小野篁) 의 조각이 모셔져 있는 엔마 타카무라도 (閻魔篁堂) 라 불리는 법당입니다.

  엔마라 불리는 염라대왕은 저승으로 가는 입구에서 죽은자가 로쿠도 (六道) 즉 여섯 개의 세계 중 어느 곳으로 갈지를 정하는 재판관 같은 존재를 말합니다.

  오노노타카무라는 헤이안시대 (平安時代) (794-1185) 에 활약했던 문무 (文武) 를 겸비한 고위 공무원이었습니다. 한때 그는 오키 (隠岐) 라는 섬으로 귀양간 적이 있었는데, 당시 천황인 사가텐노 (嵯峨天皇) 를 와카 (和歌) 라는 일본시로 풍자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에게는 그런 대담성 외에도 또 다른 면이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믿기 어렵지만 그가 저승에서도 중요한 임무를 맡아 염라대왕의  부하 역할을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카무라에게는 후지와라 요시미 (藤原吉見) 라는 상사가 있었는데 다카무라가 젊은 시절에 실수로 죄를 범했을 때 요시미가 그를 변호해서 도와 준 적이 있었습니다.  몇 년 후에 요시미는 심각한 병에 걸려서 죽게 되었고 염라대왕의 부하에게 잡혀가 대왕 앞까지 끌려갔습니다.   재판이 막 시작되었을 때 요시미는 대왕 옆에 다카무라가 앉아 있는 것을 알았습니다.

  물론 다카무라도 요시미를 알아보았고 대왕에게 말했습니다. "이 자는 착하고 정직하오니 아무쪼록 저를 봐서 제발 그를 용서해 주십시오."

  그러자 대왕이 다카무라에게 말했습니다. "네가 그렇게까지 말하니 이 자를 용서하노라---."

  결국 요시미는 저승에서 이승으로 다시 살아서 돌아왔고, 다카무라에게 저승에서 일어났던 믿기 어려운 일에 관해 물었습니다.

  하지만 다카무라는 요시미에게 이렇게 대답할 뿐이었습니다. "저는 당신이 저를 위해서 해준 일에 답례를 했을 뿐이니 그 일을 다시는 누구에게도 입밖에 내지 말아 주세요."

  그래서 요시미는 다카무라가 저승에서도 염라대왕의 부하로 활약하고 있음을  확신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지금도 본당 뒤에는 다카무라가 이승에서 저승으로 갈 때 통했다고 하는 우물이 남아 있지만, 신비하게도 그가 이승으로 다시 돌아올 때 통했다는 우물은 로쿠도진노지에서 약 10km나 떨어진 곳, 아라시야마 (嵐山) 에 있다고 전해져 옵니다.

오노노타카무라 (小野篁) 가 지나가는 저승으로 이어지는 우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