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지만 감동적인 오카메 (お亀) 전설로 유명한 다이호온지 (大報恩寺) 를 나와서 교토시내에 있는 다섯 개의 화류계 중에 하나인 가미시치켄 (上七軒) 이라는 지역를 지나 서쪽으로 더 가면 기타노텐만구 (北野天満宮) 라는 신사의 동문에 이릅니다. 그곳에는 다른 덴만구 (天満宮) 와 같이 헤이안시대 (平安時代) (794-1185) 의 고명한 학자인 수가와라노미치자네 (菅原道真) 가 모셔져 있습니다.
기타노텐만구에는 ‘일곱 가지 불가사의’ 라 불리는 것들이 있는데 참배자들에게 보물찾기를 하는 듯한 즐거움을 주고 있어서 그 중 몇 개를 소개하겠습니다.
신사 경내 남쪽에 있는 대문에서 한걸음 안으로 들어가면 오른쪽에 울타리가 둘러진 소나무 하나가 눈에 띕니다. 그 소나무는 요고노마츠 (影向の松) 라고 하는데 신이 일시적으로 모습을 나타낸다는 소나무라는 뜻입니다.
기타노텐만구에서 신으로 모시고 있는 수가와라노미치자네는 생전에 한 스님에게서 사리를 받아 그것을 언제나 목에 걸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가 죽은 후 첫눈이 내리던 어느날 과거 좌천된 곳이었던 규슈 (九州) 의 다자이후 (大宰府) 에서 이곳 교토의 기타노텐만구까지 그 사리가 날아와서 그 소나무의 가지 하나에 걸렸다고 합니다.
그뒤부터 신자들은 겨울마다 첫눈이 내릴 때면 수가와라노미치자네가 하늘에서 그 소나무 아래로 내려와서 일본 고유시 즉 와카 (和歌) 로 하얀 눈을 노래한다고 굳게 믿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그가 마음껏 와카를 노래할 수 있도록 문방사우 (文房四友)를 소나무 밑에 놓아둔다고 합니다.
첫눈과 함께 정말로 그가 그 소나무 아래로 내려올 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