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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카즈노카네 (撞かずの鐘) 가 있는 호온지 (報恩寺) 의 문

  교토 지하철 이마데가와역 (今出川駅) 에서 내려 이마데가와길 (今出川通) 을 따라 서쪽으로 잠시 걸어가면 교토를 대표하는 직물인  니시진오리 (西陣織) 로 유명한 니시진 (西陣) 이라는 지역이 시작됩니다. 옛날에 그곳에는 절이나 신사 옆에 직물을 짜던 곳들이 많이 있어서 직물을 짜는 직녀 (織女) 들이나 남자 입문생들도 많이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니시진에 있는 여러 절들 중의 하나인 호온지 (報恩寺) 에는 헤이안시대 (平安時代) (794-1185) 에 주조된 종이 있는데 사람들은 그 종을 츠카즈노카네 (撞かずの鐘) 즉 치지 않는 종이라고 부릅니다.   에도시대 (江戸時代) (1603-1867) 에는 니시진 지역에서 사람들이 일을 시작하거나 끝내는 시간을 그 호온지의 종소리로 알렸습니다.

 

그런데 그 절 옆에 있는 직물 작업장에 열세 살 직녀와 열다섯 살 남자 입문생이 있었는데, 그 두 사람은 사이가 아주 나빴습니다.   어느날 그 두 사람은 매일 저녁 울리는 종소리 횟수에 대해 말다툼을 하게 되었습니다.  입문생은 ‘여덟 번 !’ 이라고 그러나 직녀는 ‘아홉 번 !’ 이라고 하며 서로 자기 말이 맞다고 우겼습니다.  결국 내기를 했고 패자는 승자가 시키는 것이라면 뭐든지 해야 한다는 약속까지 한 후에 헤어졌습니다.

  헤어지자마자 입문생은 바로 호온지로 달려 가서 종을 치는 동자승에게 저녁에는 종을 몇 번 치는지 확인했습니다.  그의 대답은 직녀가 주장한 대로 ‘아홉 번’ 이었습니다.  그러나 입문생은 그 동자승에게 오늘 저녁에만 종을 여덟 번 쳐달라고 조르고 졸라 부탁했고 사정을 전혀 알지 못한 동자승은 그만 어쩔 수 없이 그의 부탁을 승낙해 버렸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저녁이 됐습니다.  공 ~  공 ~    호온지의 종이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공 ~   공 ~   .......... 직녀는 깜짝 놀랐습니다.  ‘언제나 아홉 번이었는데 오늘은 어째서..... ?’  직녀는 입문생으로부터 매우 모욕적인 말을 들었고 도저히 견디지 못한 채 결국 그 종에 목을 매어 자살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 후로부터 그 종각에는 원망을 품은 직녀의 귀신이 나타나게 됐고  아무도 그 종을 치지 않게 되었지만 언제부터인가 그 종을 섣달 그믐날만 조야노카네 (除夜の鐘) 즉 제야의 종으로서 108번을 매년 치고 있습니다. 인간이 가진 108개의 강한 집착인 번뇌로부터 해탈시킨다는 108번의 종소리가 죽은 직녀의 원망스러운 마음도 위로하고 간사한 입문생의 잘못도 뉘우치게 하기를 바랍니다.

고정된 츠카즈노카네 (撞かずの鐘), 섣달 그믐날만 그 종을 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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