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치죠역 (七條駅) 에서 게이한선 (京阪線) 을 타고 오사카 방면으로 가면 조금 후에 도후쿠지역 (東福寺駅) 에 도착합니다. 그 역 근처에는 역과 같은 이름의 선종 (禅寺) 인 도후쿠지 (東福寺) 라는 절이 있는데 가을에는 단풍구경을 하러 사람들이 많이 오는 곳입니다. 그리고 센유지 (泉涌寺) 라는 절도 있는데 가마쿠라시대 (鎌倉時代) (1185-1333 ) 부터 천황가의 능이 모셔져 있습니다.
센유지를 향해 완만한 고개를 올라가면 대문 바로 왼쪽에 소쿠조인 (即上院) 이라는 말사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선종 절의 경내에는 수많은 말사 즉 본당에 딸려 있는 절이 있는데 그절의 정식 이름은 ‘센유지-소쿠조인’ 입니다. 그 소쿠조인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아미타여래와 그가 거느리고 있는 25명 보살들의 불상인데 그들은 임종을 맞는 사람을 극락정토로 데려가기 위해 오신다고 합니다.
아미타여래는 사후의 세계인 정토 (浄土) 의 왕입니다. 불교의 우주관에 따라 정토에는 어떤 악도 없습니다. 그리고 보살은 여래의 제자인데 득도의 수준이 여래의 바로 다음입니다. 보살들은 여러 가지 악기로 아름다운 음악을 늘 연주해서 정토를 음악으로 가득하게 합니다.
현실세계인 더러운 예토 (穢土) 에서 오직 "나무아미타불!" 이라고 여섯 글자를 읊으면 죽어서도 정토에서 새로 태어날 수 있고 임종 때에는 아미타여래가 그의 제자들인 보살들과 같이 머리맡으로 마중와서 정토로 인도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 세계를 주로 그림으로 그려 가케지쿠 (掛け軸) 즉 족자 형태로 임종 때에 머리맡에 걸어놓습니다. 자세히 설명하자면 곧 돌아가실 것 같은 아버지에게 자식이 이렇게 말합니다. "아버지 왔어요! 왔어요! 다 왔어요! 아미타여래와 보살들이. 아름다운 음악이 들려요? 어서 같이 가세요! 안녕히 가세요!" 아버지는 대답합니다. "아미타아아아…..! 감사함으으으….!" 그래서 임종 때에 여래와 보살들이 극락정토로 맞아들이러 오는 그림을 라이고즈 (来迎図) 라 합니다. 수 많은 라이고즈가 지금도 남아 있지만 거의 다 그림으로 된 것입니다. 하지만 소쿠조인의 아미타여래와 25명의 음악을 연주하고 있는 보살들은 목제 조각상으로 일본에서도 매우 드물어서 문화재로서도 아주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그 조각상들을 임종 때에 머리맡으로 가져 갈 수 있다면 누구나 더 좋은 극락정토로 갈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