햐쿠타타키노몬 (百叩きの門) 이 있는 간온지 (観音寺) 에서 약 1 km북서쪽으로 떨어진 곳에 기타노텐만구 (北野天満宮) 가 있고, 그 바로 옆에 히가시무코간온지 (東向観音寺) 라는 절이 있습니다. 그 절에서 약 1.2 km북동쪽으로 더 떨어진 곳에 조뽄렌다이지 (上品蓮台寺) 라는 절도 있습니다. 그 두 절들을 무대로 한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조뽄렌다이지 경내의 북쪽 끝에 비석 하나가 늙은 나무 아래에 세워져 있는데 헤이안시대 (平安時代) (794-1185) 에 활약한 미나모토노요리미츠 (源 頼光) 라는 무사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소문에 따르면 그 무사는 도깨비를 죽여 시체를 그곳에 묻었다고 합니다.
옛날부터 산속에 살았던 슈텐도지 (酒呑童子) 라는 괴물을 잡아죽인 것으로 유명한 요리미츠는 어느날부터 원인불명의 열병으로 쓰러져 오랫동안 누워 지냈습니다.
그런데 어느 밤 정체불명의 승려가 갑자기 요리미츠의 머리맡에 나타나 그에게 거미줄을 던지며 말했습니다. "더 괴로워해라 !" 요리미츠가 승려를 칼로 베자 상처를 입고 도망쳤고, 요리미츠는 부하들 4명과 같이 그가 남긴 핏자국을 따라갔습니다.
핏자국이 큰 돌이 있는 곳에서 뚝 끊긴 것을 발견해서 무사들이 그 돌을 치우자 바로 그 안에서 거미도깨비가 튀어나와 거미줄을 내던지 면서 무사들을 습격했습니다. 그들은 심한 투쟁을 한 끝에 간신히 거미도깨비의 목을 잘랐습니다. 요리미츠는 도깨비의 시체를 가모가와의 강가에서 구경거리로 만든 후 도깨비가 죽었던 곳에 묻었습니다. 그러자 바로 그의 병이 거짓말처럼 싹 나았습니다.
그런데 그 거미도깨비의 무덤은 메이지시대 (明治時代) (1869 – 1912) 에 파헤쳐졌습니다. 그때 절을 밝히는 석등 이시도로 (石灯籠) 의 중앙 부분 히부쿠로 (火袋) 이외에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어떤 사람이 그 히부쿠로를 감상하기 위해 자기 집 정원에 가져다 놓았는데 갑자기 그의 가업이 기울기 시작했고 결국 집안이 망하고 말았습니다.
쇼와시대 (昭和時代) (1926 – 1989) 에는 그 무덤을 다른 장소로 옮기려고 했지만 그때 작업원 한 명이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죽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거미도깨비의 원한이 히부쿠로 뿐만 아니라 무덤 전체까지 스며들었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한을 품은 히부쿠로는 아무도 가지려고 하지 않았고 결국 히가시무코간온지로 오게 된 것입니다. 왜 하필 히가시무코간온지였을까요 ? 아마 그 절이 수가와라노미치자네 (菅原道真) 가 모셔져 있는 기타노텐만구의 경내 옆에 있기 때문이 아니였을까요 ?
수가와라노미치자네는 헤이안시대 (平安時代) 의 특출한 학자였지만 동료의 모략으로 인해 규슈 (九州) 로 좌천당해 그곳에서 고독하게 죽고 말았습니다. 죽은 후 그는 원한이 가득한 악령이 되었지만 덕이 높은 한 승려의 설교로 구제 되었습니다. 그 뒤 오늘날까지도 그는 학자들의 수호신으로서 일본 전국에서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이 순간에도 그 거미도깨비는 분명히 수가와라노미치자네의 엄중한 감시를 받고 있을 것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