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지하철 가라스마-이마데가와역 (烏丸今出川駅) 에서 내려 이마데가와길 (今出川通り) 을 따라 서쪽으로 가면 두번째 교차점인 센본이마데가와 (千本今出川) 가 있습니다. 거기에서 센본도리 (千本通り) 라는 길을 따라 북쪽으로 약 400m더 가면 오른쪽에 샤쿠조지 (石像寺) 라는 절의 입구가 유난히 작아서 그냥 지나칠 수 있으므로 주의해서 보십시오.
그 절에는 구기누키지조 (釘抜地蔵) 라 불리는 지장보살이 모셔져 있는데, 못을 뽑는 지장이라는 뜻으로 몸이나 마음의 고통을 뽑아내어 편안하게 해 준다는 절로 유명합니다.
본당 앞에 있는 커다란 철제 집게가 얼마나 그 지장이 영험한지를 알게 해 줍니다. 게다가 두 개의 못과 하나의 집게를 철사로 고정시킨 판자가 약 천 개 정도 본당 벽이라는 벽에는 모두 붙여져 있는데 그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가 그 지장의 탁월한 힘을 암시해 주는 듯 합니다. 자신의 소원이 이루어졌을 때만 거기에 그 판자를 붙인다고 전해지므로 오랜 시간동안 수많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인정받아 왔다는 것입니다.
무로마치시대 (室町時代) (1336-1573) 에 한 상인이 오래전부터 양손에 심한 통증을 느껴 늘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가능한 치료를 다 시도했지만 아무 효과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그 지장의 소문을 듣고 그에게 손의 통증이 사라지게 해 달라고 7일동안 간절히 빌었습니다. 드디어 마지막 날 밤에 지장이 그의 꿈에 나타나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네 손의 통증은 너가 저지른 행위로 인한 당연한 결과느니라! 너는 전생에 너가 죽이고 싶은 사람을 짚인형으로 만들어서 그것을 나무 기둥에 묶어 큰 못을 그 양손에 박아넣었지 않았느냐!" 그러더니 지장은 못 두 개를 상인의 양손에서 확 뽑아내어 그것을 그에게 보여 주었습니다.
다음날 상인이 일어나 보니 손의 통증이 완전히 사라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서둘러 절에 가 보았더니 지장 앞에 피범벅인 두 개의 못이 있었습니다. 그 상인은 진심으로 감사하며 그 후로도 100일 동안 매일 그 절을 찾아 지장에게 참배했습니다.
그때부터 그 절의 지장이 ‘구기누키지조’ 라고 불리게 되었고 지금도 ‘샤쿠조지’ 는 몸과 마음의 원인불명인 아픔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로 언제나 가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