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로 언제나 가득 차 있는 샤쿠조지 (石像寺) 에서 서쪽으로 가면 작은 집들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이 있습니다. 그곳으로 해서 좁은 길을 약 10 분 정도 더 서쪽을 향해 가면 다이호온지 (大報恩寺) 라는 절의 작은 문이 보일 것입니다. 쉽게 눈에 잘 띄지 않는 입구인데도 그 안은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넓고 훌륭한 본당이 당당하게 서 있습니다.
그 본당은 가마쿠라시대 (鎌倉時代) (1185-1333) 에 여러 사람들의 노력과 협력으로 세워졌는데 그후로도 전쟁이나 재해가 되풀이됐음에도 불구하고 현존하고 있어서 지금은 교토시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로서 국보로 지정되었습니다.
어느날 그 본당 건축을 위해 중앙에 쓸 만한 기둥을 찾아내지 못해서 건축 작업을 진행할래야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때 흰 눈썹의 노인이 오사카에 살고 있는 한 재목상의 꿈속에 나타나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금 교토에서는 중요한 절 본당을 건축하고 있노라. 너의 창고에는 그 본당의 중심 기둥으로 쓰기에 적합한 목재가 있느니라. 부디 그것을 그 절에 봉납하거라!" 그 재목상이 대답하기도 전에 그 노인은 곧 사라졌습니다.
다음 날 재목상은 어젯밤에 꾼 꿈이 너무나 생생하게 기억나서 일어나자마자 창고의 목재에 각인을 찍으러 갔지만 그 목재에는 이미 각인이 찍혀 있어서 그는 어젯밤 그 노인이 왜 그리 급히 사라졌는지 깨달았습니다.
그는 서둘러 다이호온지로 갔는데 임시로 지어진 본당 안에 모셔져 있는 고승의 목조가 그 노인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모든 것에 몹시 감동해서 기꺼이 그 재목을 절에 봉납했습니다.
다이호온지의 고승의 조각까지 절 건축을 위해 나타나셨다는 사실만을 보더라도 당시 그 절의 건축 계획이 얼마나 중요한 것이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