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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후쿠지 (東福寺) 경내에 있는 훈다인 (芬陀院) 의 문. 훈다인은 셋슈지 (雪舟寺) 로 부르기도 한다.

  도후쿠지역 (東福寺駅) 에서 내려 센유지 (泉涌寺) 를 향해 완만한 고개를 올라가면 소쿠조인 (即上院) 가이코지 (戒光寺) 가 있고    역에서 선로를 따라 남쪽으로 약 7,8 분정도 가면 도후쿠지 (東福寺) 가 있습니다.

  다른 선종 사찰들처럼 도후쿠지의 경내에도 ~인 (院) 이라고 불리는 말사가 많이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인 훈다인 (分陀院) 이라는 말사, 일명 셋슈지 (雪舟寺) 는 무로마치시대 (室町時代) (1336-1573) 에 수묵화를 최고의 수준에 오르게 한 셋슈 (雪舟) 라는 화가가 그곳에서 제자로 청춘시대를 보냈기 때문에 그렇게 불린다고 합니다.

  어렸을 때 셋슈는 오카야마현 (岡山県) 에 있는 호후쿠지 (保福寺) 라는 절에서 승려가 되기 위해 수행을 하고 있었는데, 불경은 전혀 외지 않고 자기 주위에 있는 모든 것을 그리기만 했습니다.  어느날 스님 한 분이 벌로 본당 안에 있는 기둥 하나에 그를 묶어버렸습니다.  수 시간 후 그 스님은 셋슈의 발밑에 쥐가 있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그러나 그 쥐는 셋슈가 마루판에 떨어진 자신의 눈물을 엄지발가락으로 그린 것이었습니다.  결국 그 스님은 셋슈의 특별한 재능을 칭찬했고 셋슈가 원하는 것을 허락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로부터 몇 년 뒤 셋슈는 훈다인에서 수행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어느 날 절의 후원자가 그의 재능을 보기 위해 셋슈에게 거북의 그림을 그리도록 했는데, 잠시 생각하더니 그는 본당 앞에 있는 마당에서 몇 개의 바위들을 옮기기 시작했고 신기하게도 며칠 후부터 바위들은 마치 진짜 거북처럼 보이게 되었다고 합니다.

셋슈가 바위로 표현한 거북.

  그러던 어느날 밤 한 스님이 마당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길래 문틈으로 마당을 내다봤더니 거북이 한 마리가 다리를 움직이면서 기어가고 있었습니다.  그 스님은 불안한 마음에 셋슈에게 뭔가 대책을 마련하라고 했고  셋슈가 거북의 등판 위에 큰 돌을 세로로 올려놓자 거북은 움직임을 멈추었다고 합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후원자가 셋슈에게 절 하나를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셋슈는 그 제안을 딱 잘라 거절했고 수묵화를 배우기 위해 중국으로 가버렸습니다.  사람들은 그가 그 거북을 타고 바다를 건너 갔다고도 합니다.

  그 돌거북은 지금도 셋슈지의 본당 앞 정원에 있습니다.  상상력을 발휘한다면 더욱 제대로 감상할 수 있겠지요?.

흰 모래와 바위의 배합으로 구성된 정원의 전망.

이끼가 끼는 차실 (茶室) 앞에 있는 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