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로 끌려다녀야만 했던 이와가미상이라는 바위가 있는 곳에서 남쪽으로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 혼류지 (本隆寺) 라는 절이 있습니다. 그 절 안에 있는 본당은 1657 년에 지어졌는데 에도시대 (江戸時代) (1603 – 1867) 에 발생한 두 번의 큰 화재에도 기적적으로 살아남았습니다. 그리고 그 본당 왼쪽에는 소나무가 한 그루, 중앙 계단 옆에는 우물이 하나 있는데 소나무에도 우물에도 각각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먼저 그 소나무는 요나키도메노마츠 (夜泣き止めの松) 라고 불리는데 ‘밤에 우는 아기를 그치게 하는 소나무’ 라는 뜻입니다. 1532 년 설날에 니따이 (日諦) 라는 젊은 스님이 본당 안에서 불경을 외고 있을 때 밖에서 여자가 아기를 안고 울며 서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여자는 같은 행동을 며칠간 반복하더니 어느날 자기 아기를 스님에게 키워 달라고 부탁하며 맡기고 떠난 뒤 그 후로 그 절 문턱을 다시 넘지 않았습니다.
그 스님은 아기를 자기 제자로 삼아 잘 키우려고 마음먹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와 떨어져서인지 아기는 밤새 심하게 자지러지는 듯이 매일 울어댔습니다. 여러 방법으로 달래보다가 할 수 없이 스님은 아기를 안고 불경을 외면서 소나무 주위를 돌았습니다.
그러자 아기가 갑자기 울음을 그치고 새근새근 잠들어 버렸습니다. 그 신기한 소문이 순식간에 온 마을로 퍼졌고 같은 문제로 고민하고 있었던 어머니들이 그 소나무 주변으로 떼지어 찾아와 솔잎을 떼거나 껍질을 벗기기까지 했습니다. 그렇게 얻은 소나무 조각을 울고 있는 아기의 머리맡에 놓자 거짓말처럼 모두 울음을 그쳤다고 합니다. 그러니 어머니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게 된 그 소나무는 금방 약해져 시들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훗날 두 번째 소나무도 같은 운명을 겪었고 현존하고 있는 소나무는 세 번째라고 합니다.
그리고 다음은 치요노이도 (千代の井戸) 의 이야기로 ‘치요의 우물’ 이라는 의미입니다. 치요는 불교 종파인 선종의 첫번째 여승 이름인데 그녀가 그 우물에서 물을 긷고 있던 중에 마침 불교에 인생을 바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그 날은 보름달 밤이었는데 그녀가 물을 긷고 있을 때 갑자기 물통 밑바닥이 빠져버렸고 조금 전까지 수면에 비치고 있었던 커다란 보름달도 물과 함께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그 순간 그녀는 인생의 허무함을 깨닫고 불교로 출가하는 것이 자기의 운명이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합니다.
그녀는 도후쿠지 (東福寺) 라는 큰 절에서 불교를 수행하게 됐지만 같이 있었던 스님들이 그녀에 대해 불만을 호소하게 됩니다. 그녀가 너무나 아름답고 요염해서 스님들이 수행에 집중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스스로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그녀는 새빨갛게 달궈진 쇠젓가락으로 자기의 뺨을 꾹 눌렀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그녀의 조각상을 보면 뺨 표면에 보기 흉한 화상 흉터가 아직도 생생하게 남겨져 있습니다.
남에게 도움이 되는 것도 아름다움도 허망할 뿐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