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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자 승려가 살았던 다코야쿠시당 (蛸薬師堂) 의 입구

  자신을 희생하면서도 이승과 저승에 있는 인간들을 구하고자 했던 다이주쿠지조 (代受苦地蔵) 가 모셔져 있는 절 야타데라 (矢田寺) 의 남쪽에는 다코야쿠시도 (蛸薬師堂) 라는 작은 절이 신교고쿠도리 (新京極通) 에 면한 곳에 세워져 있습니다.  다코 (蛸) 는 문어를 그리고 야쿠시 (薬師) 는 중생의 병을 고친다는 불상의 최고 단계인 여래 (如来) 를 의미합니다.

  가마쿠라시대 (鎌倉時代) (1185-1333) 에 젠코 (善光) 라는 수행중인 승려가 병에 걸린 어머니와 같이 절에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어머니가 그에게 말했습니다.  "전부터 문어가 먹고 싶었는데 그것을 먹으면 이 병이 나을지도 모르겠구나!"

 

  그는 어머니의 말에 당황할 수 밖에 없었는데 불교에서는 동물을 죽이거나 사거나 먹거나 해서는 안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도 그는 어머니를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에서 결국 문어를 사와 불교 경전을 넣는 함에 숨겼습니다.

  그러나 운 나쁘게도 그때 그가 생선가게 앞에 서있던 모습을 목격한 사람들이 절의 문 앞까지 와서 추궁하면서 당장 그 함을 열어 보여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젠코는 궁지에 몰렸고, 마음속으로 그 절의 본존인 야쿠시에게 간절히 빌었습니다.  ‘어머니를 위하여 부디 도와 주세요…..’

다코야쿠시당 (蛸薬師堂) 의 입구를 장식하는 깃발

그는 마지못해 그 함을 열었습니다.  바로 그 순간 함 안에 있던 문어는 여덟 개의 경전이 되어 사방팔방으로 눈부신 빛을 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이 절을 떠난 후에야 그 경전은 원래의 문어로 되돌아와, 절 옆에 있는 연못으로 뛰어들자 야쿠시로 바뀌더니 승려의 어머니를 비추었고, 신비하게도 어머니의 병이 씻은 듯이 나았습니다.

  그 문어는 그 절에서 승려가 오랫동안 정성을 들여 어머니를 보살피는 모습을 봐 왔던 야쿠시의 화신임에 틀림 없었습니다.

  오늘날까지도 그 절에는 가족 중 누군가가 병에 걸린 신자들로 언제나 가득 차 있습니다.  그리고 그 절까지 이어져 있는 길을 다코야쿠시도리 (蛸薬師通) 라고 부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