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쿠라시대 (鎌倉時代) (1185-1333) 의 유명한 불상조각가인 가이케이 (快慶) 가 만든 불상이 신의 배려로 두 개가 되어 그 중 하나를 모시고 있는 렌코지 (連光寺) 의 본당 동쪽에는 작은 절이 있는데 그 옆에 이치히메진자 (市姫神社) 라는 신사가 숨어 있습니다.
이치히메진자에는 두 가지의 영험한 힘을 가졌다는 신이 모셔져 있는데 그것이 어떠한 것인지는 그 신사의 이름 이치 (市) 와 히메 (姫) 의 의미에서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먼저 이치 (市) 는 ‘장’ 또는 ‘시장’ 을 의미합니다. 헤이안시대 (平安時代) (794-1185) 에 이치히메신사의 경내는 시장으로 이용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일본의 여러 지방에서 수확된 곡물이나 야채 그리고 온갖 물건이 다 이곳으로 모였고 그 물건들을 구하기 위해 그 신사의 경내는 언제나 여러 사회 계급의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그런 이유로 사람들이 그 신사의 신을 시장을 지키주는 신으로 모시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그 신사의 신은 교토중앙시장 (京都中央市場) 의 수호신으로 시장내 공터에 모셔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신의 분신들은 일본 전국에 있는 각 지방 중앙시장으로 흩어져 그곳에서 시장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장사의 수호신으로도 모셔지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히메 (姫) 는 ‘공주’ 또는 ‘여성’을 의미합니다. 옛날부터 이치히메신사는 여성만을 지켜주는 신으로 특히 유명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신은 여성들에게 붙은 나쁜 영혼을 쫓아낼 때 특별한 능력을 발휘해서 그 신사는 황후들로부터도 대대로 계속해서 여러가지 지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오늘날까지도 여성들이 좋은 결혼상대를 만나서 건강한 아이를 순산할 수 있도록 그 신사에 찾아와 기원하는 것으로 인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신사에서 팔고 있는 부적들 중에는 오토스즈 (御東鈴) 라는 방울이 있는데 그 방울을 화장실 안에 걸어두면 방울의 상쾌한 소리가 실내에 떠돌고 있는 더러움을 쫓아 버린다고 해서 잘 팔린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하필 화장실인 걸까요?
교토에서는 여성들이 임신 기간 중에 집 화장실을 깨끗하게 하면 건강한 아기를 순산할 수 있다는 풍습이 전해져 옵니다. 그래서 지금도 교토에서는 아기가 태어난 후 7일째가 되면 그 아기를 화장실로 데려가 그곳에 계시는 신에게 아기의 건강과 행복을 빈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런 이유로 현재까지도 화장실을 언제나 청결하게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는 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