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지하철 가라스마선 (烏丸線) 의 가라스마-오이케 (烏丸御池) 역에서 내려 오이케 (御池) 대로를 따라 니조조 (二条城) 를 향해 서쪽으로 가면, 오이케-카마자 (御池釜座) 교차로가 있습니다. 거기에서 카마자 (釜座) 길을 따라 북쪽으로 약400 m 위 왼쪽에 야쿠시인 (薬師院) 이라는 절이 있습니다. 그곳 본당에는 고누카-야쿠시 (来ぬか薬師) 라고 불리는 불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고누카는 ‘안 올거야 ?’ 라는 뜻이고 야쿠시는 ‘민중을 병에서 구하는 부처님’ 을 의미합니다.
야쿠시인에 전해져 오고 있는 이야기에 따르면 고누카-야쿠시는 헤이안시대 (平安時代) (794 – 1185) 에 사이초 (最澄) 라는 사람이 조각한 일곱 개의 야쿠시의 하나였다고 합니다. 사이초는 당시 일본을 대표하는 두 개의 절 중 하나인 엔랴쿠지 (延暦寺) 의 고승이었는데, 그가 조각한 귀중한 불상이 미노 (美濃) 라는 지금의 기후현 (岐阜県) 에 해당되는 지방에 있는 절을 통해 교토 시내의 야쿠시인으로 옮겨졌다고 전해집니다.
가마쿠라시대 (鎌倉時代) (1192 – 1333) 에 교토시내에서는 지금의 콜레라와 같은 전염병이 급속하게 퍼져서, 많은 사람들이 그 병에 걸려 죽었거나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야쿠시가 야쿠시인의 한 승려의 꿈에 나타나 이렇게 말했습니다. "스님 ! 병자들에게 이것을 전해 주세요 ! 만약 그들이 저에게 오면 저는 그들의 괴로움을 없애겠습니다." 그리고 "고누카 ? 고누카----- " 라고 반복해 말했습니다.
그래서 기쁜 마음으로 그 승려는 야쿠시에게 들은 것을 온 시내를 돌아다니며 알렸습니다. 그러자 수 많은 병자들이 야쿠시 앞에 모여 필사적으로 그에게 빌었고 그들은 모두 완쾌되었는데 야쿠시가 말했던 "고누카 ?" 라는 말이 그들에게는 너무나 인상적이었기 때문에 그 불상을 고누카야쿠시 즉 "안 올거야" 부처님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 그때부터 야쿠시인의 경내에서는 주로 약이나 약초를 거래하는 장이 정기적으로 열리게 되었는데, 그래서 지금도 그 절로부터 동서로 뻗어 있는 니조도리 (二条通) 라는 길을 따라 약국이 쭉 늘어서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이야기가 또 하나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옛날 야쿠시인 근처에는 머리를 묶은 여자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녀들은 머리를 묶을 때 빨간 천으로 만들어진 머리장식을 썼는데 사람들이 그 장식을 가노코 (鹿子) 라고 불렀습니다.
가노코로 머리를 묶은 많은 여자들이 야쿠시인으로 가서 야쿠시에게 빌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 불상을 가노코-야쿠시라고도 부르게 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발음이 바뀌어 결국 고누카-야쿠시가 되었다고도 전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