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시진오리 (西陣織) 즉 니시진직물로 유명한 니시진 지역에는 재미있는 절들이 있는데, 그중 호리카와도리 (堀川通) 라는 대로 동쪽에 있는 호온지 (報恩寺) 와 서쪽에 있는 혼류지 (本隆寺) 가 있습니다.
혼류지에서 북서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쇼넨지 (称念寺) 라고 하는 절도 있는데 사람들은 그 절을 네코데라 (猫寺) 즉 ‘고양이절’ 이라고 부릅니다. 아끼고 사랑했던 고양이를 참배하러 사람들이 많이 오고 있습니다.
쇼넨지는 에도시대 (江戸時代) (1603-1867) 초에 마츠다이라 노부요시 (松平信吉) 라는 무사로부터 재정적 원조를 받아서 간쿠요쇼닌 (嶽誉上人) 이라는 고승에 의해서 창설되었습니다. 노부요시는 당시의 장군인 도쿠가와이에야스 (徳川家康) 의 조카인 동시에 츠치우라 (土浦) 라는 영토의 영주였습니다. 노부요시의 막대한 지원으로 그 절은 번창했고 특히 이에야스로부터 막대한 부지의 영토를 받은 후 전성기를 맞이했습니다.
그런데 노부요시가 세상을 떠난 후 쇼넨지의 스님들은 마츠다이라씨 집안과 소원해졌고 결국2대 스님 때 그 절은 영토까지도 모두 잃고 말았습니다. 그리고3대 스님인 간요쇼닌 (環誉上人) 때에는 그는 아무 재정도 없어서 ‘다쿠하츠’ (托鉢) 를 할 수 밖에 없었는데 ‘다쿠하츠’는 신자들을 한 사람씩 방문해서 그들에게 동냥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그는 조금 밖에 없는 음식을 기르고 있던 고양이와 사이좋게 나누어 먹었고 절대 절에서 내쫓으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어느 보름달 밤 간요는 하루종일 동냥을 하러 시내 여기저기를 다닌 후 녹초가 되어서 돌아왔습니다. 그가 문을 지나서 본당 앞에 왔을 때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습니다. 그의 눈 앞에 아름다운 옷을 입은 공주가 달빛을 받으며 우아하게 춤을 추고 있었는데 본당의 장지문에는 그 그림자가 비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인간이 아니라 고양이의 모습을 하고 있었기에 키우고 있는 고양이의 화신이라는 것을 바로 알아챘고 간요는 크게 화를 내며 이렇게 말하면서 고양이를 절에서 내쫓아버렸습니다. "이 절의 어려운 처지를 진지하게 걱정한다면 어찌 그렇게 느긋이 춤을 추고 있을 수가 있느냐!"
며칠 후 그 고양이가 간요의 꿈속에 나타나 말했습니다. "내일 어떤 무사가 절을 찾아올 텐데 그를 정중히 맞이하면 절이 다시 번영할 수 있을 겁니다!" 다음날 고양이가 말한 것처럼 마츠다이라씨 집안에서 한 무사가 와서 죽은 딸을 쇼넨지에서 모셔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때부터 절은 마츠다이라씨의 경제적 도움을 다시 받을 수 있게 되었고 그 후 절이 이전보다도 훨씬 더 번영했다고 합니다.
쇼넨지의 경내에는 간요가 그 고양이를 기념해서 심은 소나무가 있는데 사람들은 그것을 네코마츠 (猫松) 즉 ‘고양이 소나무’ 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신비하게도 이름처럼 지면에서 평행으로 약 20 m 정도 똑바로 옆으로 뻗어 있는 나뭇줄기가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고양이의 모습을 떠오르게 합니다.
지금도 쇼엔지는 고양이 뿐만 아니라 여러 동물의
영혼을 위해 그들의 묘 앞에서 불경을 외면 죽은 동물들도 성불할 수 있다고 믿는 참배자들로 붐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