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 쥐, 원숭이 그리고 솔개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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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라쿠지 (安楽寺 / 99 장을 참조) 에서 남쪽으로 노틀담 (Notre Dame) 이라는 학교가 있고, 그 남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오토요신사 (大豊神社) 가 있는데 그 서쪽으로는 데츠가쿠-노-미치 (哲学の道) 라는 유명한 산책로가 남북으로 뻗어 있습니다. 오토요신사는 서기 887년 후지와라-노-슈쿠시 (藤原の淑子) 라는 궁녀가 제 59대 천황인 우다텐노 (宇多天皇) 의 병이 회복되기를 빌면서 지었다고 합니다. 그녀는 우다텐노의 양어머니였는데 그가 왕위에 오르는 데에 큰 공헌을 세웠다고 합니다.
그 신사 신전에는 세 분의 신들이 모셔져 있는데 스쿠나히코나 (少彦名命), 스가와라-노-미치자네 (菅原の道真) 그리고 (応神天皇) 입니다. 스쿠나히코나는 의학과 약학의 신으로, 스가와라-노-미치자네는 날씨와 학문의 신으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오진천황은 제 15대 천황인데 일본의 기초를 만든 업적으로 자물쇠 구멍 모양을 한 세로 425 m, 가로 300 m 그리고 높이 35 m 의 고분 (古墳) 에 모셔져 그가 얼마나 존경받았는지 지금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신사에서 꼭 눈여겨 봐야 할 것은 경내에 묘셔져 있는 세 말사로 본사의 제신 (祭神) 과 인연이 깊은 신을 모시는 신사 입니다. 그 중 본사 오른쪽에 오쿠니샤 (大国社) 가 있는데 두 마리의 쥐가 오쿠니누시 (大国主命 / 105 장을 참조) 라는 신을 지키고 있습니다.
오쿠니누시는 스세리공주 (須勢理姫) 에게 홀딱 반했는데 그녀의 아버지는 성격이 거칠기로 유명하다는 신으로 스아노오 (須佐之男) 였습니다. 오쿠니누시는 그녀와의 결혼을 허락 받기 위해 스사노오를 찾아가 말했습니다. "따님을 저에게 주시어 저를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 되게 해 주십시오!" 그러자 스사노오는 무표정한 얼굴로 눈앞에 펼쳐져 있는 초원을 향해 화살을 쏘며 오쿠니누시에게 명령했습니다. "내가 방금 쓴 화살을 가지고 돌아오거라!" 그 명령에 따라 오쿠니누시는 초원으로 들어갔고, 그 순간 스사노오는 초원에 불을 붙였습니다. 오쿠니누시는 연기 때문에 그곳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그때 한 마리 쥐가 나타나 오쿠니누시를 곤경에서 구해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쥐는 그를 어떤 동굴로 데려가더니 화살을 찾아서 그것을 입에 물고 돌아왔습니다.
그때부터 사람들이 쥐를 오쿠니누시의 심부름꾼으로 여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신사의 에마 (絵馬/신에게 기원할 때나 소원이 이루어진 답례로 말 대신 신사나 절에 봉납하는 말이 그려진 나무판) 에는 말 대신에 두 마리의 쥐가 그려져 있습니다. 한 마리는 풍작을 상징하는 술그릇을 양손으로 들고 있고, 한 마리는 학문적인 성공을 상징하는 족자을 겨드랑이에 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본사 왼쪽에는 히요시샤 (日吉社) 와 아타고샤 (愛宕社) 가 나란히 서 있습니다. 히요시샤에는 산의 신인 산오곤겐 (山王権現) 이 모셔져 있는데 그의 심부름꾼이 원숭이입니다. 왜냐하면 원숭이는 일본어로 사루 (猿) 라 하는데 "사루" 는 떠나다 (去る) 라는 의미도 있어서 일본사람은 "사루?→ 무엇이 떠납니까? → 마 (魔) 가 떠납니다. → 마가 사루 (魔が去る) → 마사루 (勝る) → 뛰어나다 → 어떤 분야에서든지 뛰어나다." 라고 연상합니다. 사루는 정말 좋은 기운을 가진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아타고샤에는 방화의 신이 모셔져 있는데 그의 심부름꾼은 보통 멧돼지인데 그와는 달리 솔개입니다. 왜냐하면 아타고산 (愛宕山) 속에 숨어 살고 있는 덴구 (天狗) 라는 전설의 요괴가 솔개의 깃털이 달린 모자를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토요신사의 매력은 신사에 얽힌 이야기들 뿐만 아니라 경내에 일년 내내 활짝 피어 있는 동백꼬, 살구쫓 그리고 자양화등도 볼거리입니다.
109. 절 천장에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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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시내에서 다카가미네행 (鷹峯行) 1번 또는 6번 버스를 타고 겐코안마에 (源光庵前) 라는 버스정류장에서 내리면 동쪽에 94 장에서 소개한 죠쇼지 (常照寺) 의 입구가, 서쪽에는 겐코안 (源光庵) 의 입구가 있습니다. 겐코안은 다이토쿠지 (大徳寺) 라는 선종절의 초대 고승이, 은퇴한 후 지내기 위해 난보쿠죠시대 (南北朝時代/1336-1392) 에 지었다고 합니다.
88. 절에 잠들어 있는 기생(常照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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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가키 렌게츠 (太田垣 蓮月) 가 만년을 보낸 진코인 (神光院) 에서 남서쪽으로 약 1.5 km 떨어진 곳에 죠쇼지 (常照寺) 라는 절이 있는데, 그 경내에는 역사적으로도 유명한 요시노다유 (吉野太夫) 라는 기생이 잠들어 있습니다. 그 절은 시내 북부의 다카가미네 (鷹峯) 라는 지역에 있는 중요한 관광지 중의 하나인데, 시내 버스 1번 또는 6번을 타고 갈 수 있습니다. 겐코안마에 (源光庵前) 라는 정류장에서 내리면 됩니다.
요시노다유는 에도시대 (江戸時代) (1603-1867) 초기에 교토 시마바라 (島原) 라는 유곽 (遊郭) 에서 최고의 기생인 다유 (太夫) 였습니다.
87. 몇 번이나 자신의 관을 준비한 여자(神光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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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가모샤코마에 (西賀茂車庫前) 라는 버스 정류장에서 약 500 m 쯤 남서쪽으로 떨어진 곳에 진코인 (神光院) 이라는 절이 있습니다. 그 절은 서기 1217년에 지금도 유명한 가미가모진자 (上賀茂神社) 라는 신사의 한 신관이 신의 소리를 듣고 근처에 세웠다고 합니다. "신성한 빛이 나는 곳에 절을 세워라!" 진코인이 있는 곳이 바로 옛날 가와라야데라 (瓦屋寺) 라는 절이 있었던 장소이기 때문에 그 신관의 눈에는 빛이 나는 듯 보였다고 합니다.
정문에서 경내 왼쪽에 렌게츠안 (蓮月庵) 이라는 다실 (茶室) 이 있습니다. 렌게츠 (連月) 는 에도시대 (江戸時代) 말기 (1791년) 부터 메이지시대 (明治時代) 초기 (1875년) 까지 교토에서 살았던 오타가키 렌게츠 (太田垣 蓮月) 라는 여성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오늘날에도 그녀를 사모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기구한 생애를 피부로 느껴 보고자 그 다실을 방문합니다.
59. 출세의 최후 (善峯寺 桂昌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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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와라노나리히라 (在原業平) 가 노년을 보냈던 절 주린지 (十輪寺) 가 있는 오시오 (小塩) 라는 마을에서 버스로 니시야마산맥 (西山山脈) 을 향해 약 5 분쯤 서쪽으로 가면 산기슭 아래에서부터 정상까지 큰 절을 이루는 여러가지 절당들이 여기저기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 절의 이름은 요시미네데라 (善峯寺) 입니다.
그 절당 중 산 꼭대기에 중생의 병을 고친다는 석가모니인 약사여래 (薬師如来) 를 모시고 있는 약사당 (薬師堂) 이 있습니다. 그곳으로 올라가는 도중에 게이쇼인 (桂昌院) 이라는 여성의 머리카락이 땅속에 보관되었다고 전해지는 기념비가 있습니다. 그 약사당의 본존 (本尊) 인 약사는 슛세약사 (出世薬師) 라고 불리는데 슛세는 ‘출세’ 라는 의미입니다. 케이쇼인은 에도시대 (江戸時代) (1603 - 1867) 의 3대 장군인 이에미츠 (家光) 의 첩들 중의 하나였습니다. 케이쇼인과 슛세약사의 사연을 소개하겠습니다.
45. 사랑의 무덤 (恋塚寺 袈裟御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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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후시미의 고코노미야진자 (御香宮神社) 에는 궁녀의 질투, 원숭이의 지혜와 장난에 관한 두 개의 에마가 있었는데, 그곳으로부터 더 남쪽에 있는 긴테츠전철 (近鉄電鉄)의 다케다역 (竹田駅) 에서 남서 방향으로 약 2.5 km떨어진 곳에 고이즈카데라 (恋塚寺) 라는 작은 절이 옛날 길가에 있습니다.
그 길을 가다 보면 입구에 초가지붕의 귀여운 문이 서 있습니다. 본당은 좁은 경내의 부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그 안에 있는 제단에는 3 명의 역사적인 인물의 목제 조각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그들은 엔도모리토 (遠藤 盛遠) 라는 무사, 와타나베와타루 (渡辺 渡) 라는 무사 그리고 케사고젠 (袈裟 御前) 이라는 여자입니다. 밖에는 석탑이 서 있는데 그 아래에는 케사고젠의 목이 땅속에 묻혀져 있다고 합니다.
케사고젠은 와타루의 아내인데 소문에 따르면 클레오파트라나 양귀비보다 아름다운 여자였다고 합니다. 모리토는 오사카 (大阪) 에서 거행된 대교 준공식장에서 케사고젠을 처음 보고 그녀에게 한 눈에 반해버렸습니다. 와타루와 모리토 두 사람은 모두 궁정의 북쪽을 경비하는 무사로 동료 사이였습니다.
41. 이루지 못한 사랑 (随心院 小野小町と深草の少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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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지하철 도자이선 (東西線) 의 오노역 (小野駅) 근처에 있는 두 채의 몬제키 (門跡) 절들 중 하나인 가즈지 (勸修寺) 에 전해져 오는 사랑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즈이신인 (随心院) 에 관한 이야기를 하나 더 소개하겠습니다.
즈이신인은 언제나 오노노코마치 (小野 小町) 라는 미녀와 관련지어집니다. 그 절은 오노 (小野) 라는 성을 가진 일족이 오랫동안 살았던 터에 세워져 있는데 일본 사람들은 오노노코마치를 이집트의 클레오파트라 (Cleopatra) 그리고 중국의 양귀비 (楊貴妃) 와 더불어 세계 3대 미녀들 중의 한 명이라고 생각할 뿐만 아니라 일본 고유 정형시 와카 (和歌) 의 헤이안시대 (平安時代) (794-1185) 를 대표하는 6대 달인 중의 한 명으로도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 아름답고 지성적인 여성에 관해 200 개 이상의 일화가 전국적으로 전해져 오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은 모모요가요이 (百夜通い) 인데 한국말로 ‘백일밤의 방문’ 이라 합니다.
코마치 (小町) 는 35살까지 교토시내에 있는 궁정에서 여집사로서 일해오다가 닌메이 천황 (仁明天皇) 의 죽음을 계기로 궁정 근무를 그만두었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고향인 오노로 돌아가 남은 인생을 본가에서 조용히 지내고 있었습니다.